사고 위험에도 "최고 속도 20㎞ 올린다"…日, 60년 만에 결단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4-01-25 07:05   수정 2024-01-25 08:48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⑥에서 계속 지난해 10월 도쿄와 나고야를 연결하는 신도메이고속도로의 스루가만누마즈 휴게소와 시미즈휴게소를 찾았다. 두 곳 모두 트럭 주차구역에 공사가 한창이었다. 누마즈 휴게소는 트럭 주차구역 외에 대형 트레일러 전용 주차구역이 따로 있다. 이 주차장 옆에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더블 연결 트럭' 전용 주차장 건설 현장이다.

더블 연결 트럭은 트레일러 두 대를 연결한 차량이다. 운전기사 1명이 대형트럭 2대 분의 화물을 나를 수 있다. 국토교통성이 2019년 1월부터 도입한 더블 연결 트럭은 '물류 2024년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했다. 2022년 말 현재 일본에서 운행 허가를 받은 더블 연결 트럭은 221대로 1년 만에 30% 늘었다.


더블 연결 트럭의 길이는 최대 25m로 기존 트럭보다 두 배 가까이 길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더블 연결 트럭은 지정된 도로만 달릴 수 있다. 25m 길이의 트럭을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아 운전기사들은 고속도로에서 노상방뇨를 하기 일쑤다.



국토교통성은 더블 연결 트럭이 운행할 수 있는 고속도로 구간을 현재의 2.5배인 5140㎞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금은 태평양 연안의 고속도로만 달릴 수 있지만 호쿠리쿠(도야마, 이시카와, 후쿠이현) 지역과 시코쿠도 더블 연결 트럭이 운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더블 연결 트럭 전용 주차장도 일본 전역의 고속도로 휴게소로 늘리기로 했다. 도쿄를 연결하는 대동맥인 신도메이고속도로 휴게소 곳곳에 전용 주차장 공사가 한창인 이유다.



엘리베이터 제조사 후지테크는 작년 5월부터 도쿄~시가간 제품 수송에 더블 연결 트럭을 두 대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아사히카세이홈즈와 공동으로 두 대를 운영하고 있었다. 회사측은 "운전기사 부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6월에는 제지업체인 다이오제지가 사이타마, 시즈오카, 에히메현의 자사 물류시설을 연결하는 운송수단을 기존 트럭에서 더블 연결 트럭으로 전환하고 있다. 더블 연결 트럭을 몰려면 특수면허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일본 정부는 면허 취득도 지원할 계획이다.



고속도로의 트럭 최고 제한속도를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로교통법시행령은 고속도로의 법정 최고속도를 승용차는 시속 100㎞, 대형 화물 자동차(차량 총중량 11t 이상)는 시속 80㎞로 정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각 광역 지자체 공안위원회가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최고 속도를 독자적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일본 전역에서 2개 구간은 최고속도가 110㎞, 10개 구간은 120㎞로 지정돼 있다.

후지산 아래를 달리는 신도메이 고속도로 구간도 최고속도가 시속 120㎞다. 하지만 트럭의 최고 속도는 1963년 도로교통법시행령 제정 이후 모든 고속도로가 80㎞로 제한돼 있다. 이를 90~100㎞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사고 증가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60년 만에 처음 트럭의 최고속도를 올리려는 건 운송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에서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까지는 편도 8시간, 왕복 16시간 거리다. 오는 4월부터 적용되는 1일 최대 근무시간(15시간)을 넘는다. 트럭의 최고 속도를 20㎞ 올리면 왕복 운행시간이 12시간으로 줄어든다. 이론상 당일치기가 가능해 진다. 인구감소의 역습…'물류 2024년 문제'⑧로 이어집니다.

시즈오카=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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